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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양철학읽기] 세계화, '제국'이란 무엇인가 - 안토니오 네그리, 마이클 하트
    철학 2023. 8. 7. 11:55

     

    <제국>은 2000년에 이탈리아의 정치철학자 안토니오 네그리(Antonio Negri)와 마이클 하트(Michael Hardt)가 공동 저술한 책입니다. 이 책은 현대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제시하고 있으며, 세계화, 제국주의, 권력의 구조 등에 대한 관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라는 의문에 대해 나름의 답을 내어 놓고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네그리는 마르크스주의 사상가입니다. 그들의 공저서 <제국>은 좌파적 입장에서 세상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전통적으로 제국주의란 식민지 지배를 특징으로 하는 자본주의 발전 형태입니다만, 1980년대 사회주의의 붕괴 이후 제국화된 미국을 예로 들어본다면 완전히 다른 형태의 자본주의가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책에서 네그리와 하트가 미국을 (그들이 정의내린)'제국'이라고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제국>에서 네그리와 하트는 세계화와 글로벌 제국주의를 탐구하고, 그에 따른 새로운 권력의 형태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정치의 변화, 국가와 기업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 정보기술과 통신의 발전이 어떻게 현대 세계의 구조를 변화시키는지를 다룹니다. 일극 집중화된 권력체제 그 이상의, 영토가 아니고 경계나 장벽도 없는 세계 전체로 확장된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제국>은 탈중심적, 탈영토적 지배장치이며 정해진 형태가 없어서 계속 확장됩니다.

     

    본디 제국주의는 중심이 되는 국민 국가가 영토를 다른 국가로 확장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제국>은 중심 국가가 없습니다. 국가를 초월한 제도와 세계에 퍼져있는 다국적 기업이 결절점 역할을 하며 네트워크같은 권력을 형성합니다. 권력의 정해진 자리가 없기에 어디에나 존재하고 또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들의 통치에는 한계가 없고, 실제로 전 세계를 지배하는 체제를 취하게 됩니다. 

    현대판 공산당 선언처럼 들릴 수도 있는 네그리와 하트의 사상은 <제국>에 맞서는 혁명적 주체에 대하여 논합니다. 이는 전통적인 노동자계급(프롤레타리아)이 아닌 다중(Multitude)이라 불립니다. 다중은 국경을 초월하여 네트워크상의 사람들이 세계화를 통해 연결된 세력입니다. 그들은 일치단결하지 않고 학생이든 여성이든 외국인 이민자든 누구라도 구성원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들도 다중에 포함될 수 있죠. 인터넷으로 연결된 집합체일 수 있다면 말입니다.

     

    <제국>은 마르크스주의와 포스트마르크스주의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이론과 현실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현대 사회와 정치에 대한 이해를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이 책은 논란이 많았으며, 글로벌 제국주의와 권력의 분석을 통해 현대 세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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